세부에서 촬영했던 이 영상은 사실 큰 프로젝트는 아니었다.
가볍게 테스트샷 느낌으로 진행했던 영상제작이었다.
갤럭시 S22 플러스로 촬영을 진행했고,
당시에는 ‘이걸 결과물로 쓸 일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냥 흐름에 맡겨서 찍었던 촬영이었다.
그런데 영상이라는 게 참 묘하다.
시간이 지나면 전혀 다른 역할을 하게 된다.

요즘은 스마트폰 촬영이라고 해서
퀄리티가 떨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갤럭시 S22 플러스 같은 경우는
빛만 잘 받으면 충분히 시네마틱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물론 한계는 분명하다.
다이나믹레인지나 색 표현, 디테일에서
전문 장비와 비교하면 차이가 난다.
그래도 중요한 건 결국 연출과 구도다.
촬영하는 사람의 시선이 더 크게 작용한다.
이 영상도 사실 장비보다는
현장의 분위기와 타이밍이 더 크게 작용했던 케이스다.

얼마 전이었다.
탐불리 리조트 필리핀 매니저님에게서 이메일이 왔다.
예전에 내가 이 테스트 영상 파일을
클라우드로 공유해드린 적이 있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파일이 사라진 상태였던 것 같다.
다시 다운로드를 받고 싶다는 요청과 함께
영상제작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반가우면서도
상황이 애매했다.
현실적인 제약과 영상 업스케일링 작업
지금은 세부를 다시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중동 쪽 상황도 그렇고, 개인 일정도 그렇고
여러 조건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하나였다.
기존 영상을 다시 손보는 것.
예전에 촬영했던 FHD 소스를 기반으로
업스케일링을 진행하고
간단한 디자인 요소만 수정했다.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결과는 아니다.
원본 자체의 한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그래도 스마트폰으로 감상하는 기준에서는
큰 무리는 없는 정도다.
사실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ㅋㅋ

영상 제작은 결국 타이밍과 기록이다
이 일을 하면서 자주 느끼는 건 하나다.
영상제작은 결국 ‘기록’이라는 점이다.
그때는 가볍게 찍었던 촬영이
나중에는 하나의 기회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요즘은 테스트 촬영이라도
절대 대충 하지 않는다.
언제 어디서 다시 쓰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세부에서의 이 촬영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순간이었지만
결국 다시 연결되는 지점이 생겼다.
이런 흐름이 영상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다.
